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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생각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by 미류맘 2018. 1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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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저자가 누군지 모르고 도서실에서 급히 선택했는데 의외로 <위대한 캐츠비>로 유명한 F. 스콧 피츠제럴드의 단편소설입니다. 책도 전철에서 읽기 딱 좋은 두께이고 구성이 우선 재미있어서 들었는데 앞으로 보면 한글본 뒤집어 보면 영문본입니다. 뒤집어서 말해도 마찬가지지요. 

제가 빌린 책은 이전 버전이어서 커버가 다른데 오른쪽 커버는 신규판인 것 같습니다.

이 책의 시작은 세월을 한참 거슬러 올라간 1860년으로 간다. 당시에는 집에서 아이를 낳았는데 당시 잘 나가던 젊은 로저 버튼 부분은 50년이나 시대를 앞서 병원에서 아이를 낳기로 결정한다. 그런데 큰 문제가 생긴다. 아이를 낳기는 낳았는데 그 아기가... 간호사가 가르키는 방향으로 시선을 돌렸더니 하얀색 포대기를 두르고 아기 침대에 누워있는 일흔 살쯤 된 노인이었다. 듬성듬성한 머리카락은 순백이고 턱수염은 연기처럼 희뿌였다. 그리고 흐릿한 눈빛... 늙은 아이의 눈에는 당혹감이 가득 담겨 있었다. 그렇게 이야기는 시작된다. 

결국 일흔이 넘어 보이는 이 노인은 비정상적인 아기로 성장하게 되고 나이가 갈 수록 거꾸로 젊어지는데... 젊어지면서 아버지의 실제 나이와 비슷한 오십 정도의 나이로 보일 때 아름다운 여인을 만나서 결혼한다. 그러나 그 여인은 계속 나이가 들어 마음이 들지 않고 벤자민 버튼은 계속 나이가 젊어지고 스스로 자신에게 매료된다. 사랑했던 아내는 계속 늙어지년서 결국 벤자민 버튼은 방탕과 방종의 삶을 시작합니다. 그러다가 어린이가 되고 결국 늙어서는 다시 애기가 되어 아기침대에서 삶을 마감한다는 이야기. 

나이를 거꾸로 먹는 그의 인생을 통해서 저자 피츠제럴드 역설적으로 젊은 날의 방종을 경계하고 노년의 원숙함과 지혜가 담긴 삶을 추구하라고 역설하고 있는 것 같다는 옮긴이의 설명입니다. 그는 일흔 살쯤의 나이로 태어나서 유아시기를 보낼 때는 오히려 지혜롭게 자신의 인생을 헤쳐갔지만 나이가 거꾸로 들면서 스스로 만족스러웠지만 방종으로 세월을 탕진하게 됩니다. 그리고 다시 아기가 되어 과거의 기억은 다 잃고 쓸쓸히 생을 마감합니다. 

나의 현재의 몸과 정신의 나이는 어떨까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네요. 내 안에 있는 원숙하지 않은 아기. 그 아기를 늘 데리고 다니는 나. 육신은 나이가 들고 있지만 내 안의 자아의 시간은 멈추어 있거나 거꾸로 가는 것은 아닌지... 현재의 시간에 맞게 나이들고 그러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것임을 일깨워주는 피츠제럴드의 재미있는 단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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