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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생각

오랜만의 가을 산책

by 미류맘 2018. 1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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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아파트는 매주 목요일이 쓰레기 수거일입니다. 쓰레기도 버릴 겸, 아침에 몸이 찌뿌등하고 머리가 계속 아퍼서 오랜만에 산책을 갔습니다. 비가 오는지 몰랐는데 미세먼지를 청소하려고 하는지 비가 오고 있네요. 다시 들어가기 그래서 그냥 맞고 가기로... 


7시 30분이 가까워오는데 미류 학교가는 것을 돌아오면 못 볼 것 같더군요. 내려가면서 비가 온다고 우산 챙기라고 말하고, 요즘 너무 자주 신경질을 부린 것 같아 미안한 마음에 사랑한다고 전화도 하고 출발했습니다. 


비가 와서 그런지 미세먼지 때문에 그런지 산책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습니다. 올라가는 길 빗소리에 바닥에 깔린 낙엽에 눈이 가네요. 단풍은 빨간색으로 물감이 들었고 은행나무는 거의 잎새가 떨어졌습니다.




올라가면서 찍은 사진들인데 흰 꽃은 신기하더군요. 잎새는 코스모스 같은데 꽃은 국화 같기도 하고... 하나님의 섭리로 아름다운 땅 지구에서 4계절을 즐기고 있는데 왜 이리 매일 우울한지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그런 저에게도 용서가 되지 않고. 


어제 언니가 얼마전 맞춘 안경을 찾아주었습니다.  미류 중학교 전학한 지가 언제인데 아직까지 학생증을 못 만들어서 사진을 안경 맞추면서 찍었습니다. 사진을 보니 얼굴은 예쁜데 머리털 숱이 많이 적습니다. 이모가 걱정을 하는데 저도 마음이 찡하네요. 엄마 머리털에 아이 머리털까지 한번 샤워하면 한 웅큼씩 빠집니다. 바로 대머리 될 것 같이... 저야 나이가 있으니 그럴 수 있는데, 아이까지 머리숱이 적어지니 걱정이 앞섭니다.


미류가 매일 하는 노래가 있는데 "민머리 대머리 맨들맨들 빡빡이" 인데 제목이 '탈모르파티'라고 하네요. 


(산다는 게 다 그런 거지)

이 세상에 누구나 민머리로 와

소설 같이 풍성한 머리칼을

세상에 뿌리며 살지...


그 노래 들으면 한 편으로 씁쓸해 지기도 하더군요. 


주말에는 양평에 가야 하는데. 가는 길에 공예센타에 들려서 구운 도자기 그릇도 가지고 와야 합니다. 안경이 없어서 일 주일 운전도 하지 말라고 해서 우울증이 더 심해진 것 같습니다. 이틀 전 뿌린 영어공부 전단지는 연락도 없고... 오늘은 비가 와서 안 나가려고 합니다. 



내려오는 길 미류가 바로 도착했을 것 같은 학교가 우측으로 보입니다. 어제 수행평가 영어숙제가 있었는데 엄마가 아프다고 아침에야 해 주었더니 그걸 지금 어떻게 왜우냐고 신경질을 부리면서 현관문을 탕하고 닫고 나갔습니다. 그 소리에 놀래서 두 번 깜짝 놀랐지요. 


잘 갔나 싶어 학교 한번 쳐다보고 약수터에서 물 받아서 들어왔습니다. 물도 한 그릇 그 자리에서 받아먹었습니다. 날씨가 굳어서 약수터에 사람이 한 명도 없더군요. 비 맞으면서 다녀왔더니 머리가 조금 맑아진 기분입니다. 집에 도착해서 저녁에 먹일 주먹밥 재료 만들어 놓고 밀린 QT도 조금 했네요. 야채를 아직도 잘 먹지 않아서 매일 단골 메뉴가 주먹밥입니다. 야채 잘게 다져서 안 보이게 만들고 꾹꾹 눌러서 만들어 주면 그래도 잘 먹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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