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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쓰는일기

삼식이 숭이의 하루

by 미류맘 2015. 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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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공기가 제법 쌀쌀합니다. 봄을 시샘하는 추위인 모양이네요.

다음 주는 벌써 미류 학교 개학인데 시간이 빨리 흐르네요.

 

얼마 전 오랜만에 TV 뉴스을 보니 집에서 사용하던 전자요가 모두 리콜대상이네요. 어제 보내려고 다 싸고 거실에서 사용하던 온수매트를 미류하고 안방으로 낑낑 옮겼습니다. 바닥에서 따뜻하게 편히 잘까 생각한 것이 잘못... 딱딱한 바닥에서 자려니 정말 힘들더군요. 돌침대는 절대로 사지 말아야지...

 

암튼 밤을 설치고 새벽에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려고 (시골이라 자연에서 썩으라고 살살 버립니다^^) 숭이 보면 뒤질 지 몰라 살금살금 윗 밭으로 올라가는데 숭이 녀석 따라오지 않네요. 강건이는 음식물 쓰레기 있는 곳 다 파악한 것 같습니다. 이상하다 했더니 이 녀석 어제 목줄을 끊고 탈출 아뿔싸~

 

바로 묶고 삼식이 아침 때라 밥을 챙기는데...

 

건강이 하는 것 보고 앉아야 밥 주는 연습을 시키는데 똘똘한 놈이라 곧잘 합니다. 다들 묶여 있는것 같아 밥 먹이고 다시 묶었는데...

 

아침 나절 낑낑 소리가 나서 내다보니 마음은 벌써 뽕밭 건강이한테 가 있네요. 낑낑대면서 몸을 최대한 건강이 쪽으로 향합니다. 엄마 들으라고 최대한 처량한 목소리로 울었을 겁니다. 완전 '내숭'이라...  

 

숭이의 작전이 넘어가서 딱해서 풀어주었더니 고맙다고 제 얼굴을 침으로 도배를 하더니... 이쯤이면 고맙다는 표현 충분하다 싶다는 표정을 하더니 눈치도 안 보고 건강이 집으로 넘어갑니다.

 

몇 일 전에는 하숙생 밥만 먹고, 엄마 눈치를 슬슬 보면서 표정이 마치

'이러면 안 되는데... 양심에 찔린다...'  

 

하면서 엄마 얼굴에 침으로 도배하다가, 다시 뽕밭으로 가다가를 반복하더니 (신음소리까지 내면서 참... 내...) 슬금슬금 강건이 집으로 넘어가더니만, 이제는 완전 뻔뻔해 졌네요.

 

속이 얼마나 멀쩡한 지...

 

요즘 숭이 덕분에 미류도 산책을 거의 매일 합니다. 집에서 평상아저씨네로 돌아가면 개들이 와글와글^^  개를 무서워하는 숭이 바로 꼬리가 안으로 쭉 말립니다.

 

어제부터는 시커먼 놈, 허연 놈, 계속 개들이 느는데...

새로 온 새끼도 다섯 마리인데 세트로 다 공수해 오셨는지. 네 마리는 하얗고 한 마리는 까만 것이 엄마가 검은 놈하고 사고를 친 모양입니다.

 

한 20마리 있는 것 같네요. 오늘은 미류가 무서워하는 숭이를 앉고 지나갔습니다.   

 

펜션을 넘어서 계곡을 건너면 우리가 애용하는 산책로입니다. 무섭지 않은지 계곡도 잘 건너는 숭이입니다.

얼마 전 강아지 3마리 데리고 갔는데 겁이 많은 건강이는 무서워서 못 건너 동네 아저씨가 건너 주었습니다.

 

한 바퀴 돌아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 계곡길을 따라 길을 잘 정비해 놓았네요. 날이 많이 따뜻해 졌는지 계곡 바람이 맞으면서 가는 것도 나쁘지 않네요.   

 

파란 하늘이 너무 이쁘네요. 날이 청명해서 오랜만에 그림자도 선명한데. 그림자도 귀여운 숭이... 그림자 귀가 한들한들 흔들입니다.

 

집에 도착하니 강건이, 건강이가 마중을 나오네요. 애들이 한번에 달려들면 정말 무섭습니다.

 

 

 애들 이렇게 놀다가 쩍 벌린 강건이 입에 자주 다치는데...

 

숭이 점심 밥 먹여야 하는데 두 녀석 때문에 문을 살짝 열고 숭이만 현관으로 넣습니다. 

필사적으로 들어오려고 했던 두 녀석들 숭이 밥 먹는 것을 부러운지 물끄러미 바라보네요.

건강이는 이식이, 강건이는 삼식이인데... 식성들이 좋아 보이는대로 다 먹어서 애들 밥통은 사료 한 알 없습니다. 특히 깡패 강건이가 밥통을 다 뒤지고 다닐 것이 확실해서 밥을 1:1로 주어야 합니다.  

 

숭이는 밥 먹으려고 '앉아' 자세를 했습니다. 먹을 때는 신중한 표정으로 집중... 

앞에서 들어오는 것을 거부당한 애들은 밖에서 처량하게 남 먹는 것만 구경합니다.

 

 

애들 숭이 먹는 것이 부러운지 표정이 가관입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삼식이 숭이는 오늘도 2식을 먹었습니다.  

 

 

삼식이 숭이는 밥 먹을 때하고 잠 잘 때만 집에서 생활하고, 평상시에는 늘 옆 집에서 생활하네요.

몇일 전 마트에서 배달 기사님이 오셨는데 밥 먹고 급히 어디 가니깐,

 

(기사) "제 어디 가요?"

(엄마) "네~ 옆 마실이요?"

(기사) "거기 누가 있는데요?"

(엄마) "제와 엄마가 같은 남매가 있어요..."  

 

우리 숭이는 밥은 해 먹지 못하니깐 '자취생'은 아니고 우리집 '하숙생' 삼식이입니다.

오늘도 산책하고 집에 도착하면 올라가다가 눈치 살살 보면서 좌회전 (건강이, 강건이 집) 하려다가

"집으로 가야지!!" 호통을 치면 직진해서 집으로 들어가서 대문을 통해 일단 집으로 들어가는 척하면서

옆으로 돌아 바로 뽕밭 '건강이네'로 건너갑니다.

 

요즘 밥 때 되었는데 안 주면 와서 기다리더라고요. 허... 참...

 "하숙집 아줌마, 밥 안 줘요?'

 

이런 생활이 삼식이 '숭이'의 하루 일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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