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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쓰는일기

병원일지15: DIY페인팅 <7송이 해바라기> (2021.09.28-10.03)

by 미류맘 2021. 1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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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다섯 번째 이야기입니다. 이번에는 네 번째로 하는 페인팅 작업인데 작업이 쉽지 않았습니다. 꼬이고 꼬인 해바라기 꽃처럼 이 때 있었던 병원생활도 꼬이고 꼬여 있습니다. 당시의 이야기를 일지 위주로 정리합니다. 

DIY페인팅 '7송이 해바라기', 40x50cm 개인작업

2021년 9월 28일(화): 일도 많고 탈고 많은 날 

날씨는 흐린 후 약간 비. 새벽 4시에 깨서 또 빵 먹고 6시 기상. 산책은 오전만 1회. 러닝머신 오후에 30분, 사이클 1시간 탐. 

이 날 일지에 양평 부동산 전화번호와 담당 이름이 두 개 적혀있다. 이 날 부동산 세 곳에서 양평집 매매 건으로 전화에 불이 났다. 한 곳에서 매매건을 진행 중이었는데, 다른 곳에서 전화가 와서 바로 계약서 작성한다고 해서 나는 같은 곳인지 알았는데 매매 바로 들어가는 곳은 내가 2018년 매매를 올려놓은 곳에서 연락이 온 것. 정신을 못 차리고 교통정리 하다가, 우선 운동하러 운동실로 갔다. 

에어로빅장에서 운동하는 복장으로 운동하는 친구가 늘 하듯이 큰 소리로 핸드폰으로 음악을 들으면서(이어폰 없이) 운동을 한다. 이날 따라 왜 그리 소리가 큰지? 나는 핸드폰으로 부동산 전화하면서 운동하고 있는데 엄청 시끄러워서 '좀 소리 좀 조용히 해달라!' 부탁했다. 그 친구 '너나 밖에 나가 전화하라!'고 온갖 욕을 하면서 말한다. 기가 막혀서 속으로 생각했다. '내가 젊어서 애를 낳았으면 너 만한 애가 있다'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을 마구 하는데 너무 놀랐다. 바로 스테이션에 가서 간호사에게 말하니 나보고 '참으라!' 한다. 그런 애니 나보고 이해하란 말인데, 참을 수가 없었다. 태어나서 그런 욕을 처음 들었는데...  마음 가다듬고 나중에 수간호원 선생님께 가서 '다시는 싸우지 않겠습니다!' 다짐했다.

기가 막혀서 그 날 퇴원하려고 했다. 그런데 생각하니 퇴원하면 나만 손해라 참았는데 그날 이후 그 친구 쳐다도 보지 않았다. 한 일주일 있다가 퇴원해서 좋아했는데 얼마 뒤에 또 재입원했다. 그 다음에는 나하고 충돌을 안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서 더 이상의 충돌을 없었는데, 정말 병원에 별 사람이 다 있다. 병원에서 나와 싸운 친구가 두 명인데 다 일주일 쯤 있다가 재입원했다. 재입원이 아니라 잠깐 집에 외출했다가 돌아온 것 같았다. 

양평집은 우선 계약하고 이사를 1월말로 잡았는데 나중에 잘 조정되어 12월 초에 이사를 가기로 하고 잔금도 지불하기로 했다. 이 날 나에게는 이상한 날이었다. 태어나서 그렇게 심한 욕을 처음으로 들었고, 그런 싸움도 안 해 보았고... 하루에 부동산 세 곳에서 붙어서 집 매매가 이루어졌고... 싸움이 좋은 일이 있으려고 있었는지? 하나님께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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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9월 29일(수): 싸움을 정리하다

날씨는 흐림. 새벽에 또 빵먹고 6시 기상.

어제 대판 싸우고 병동에 소문이 쫙 났는지, 싸운 적은 없지만 짜증나는 몇몇 친구들이 나한테 친절하다. 나하고 싸운 친구는 당연히 제외하고. '싸우지 말자, 부닥치지 말자!' 스스로 다짐한다. 이 날 일지에 '거리두기, 나에게 집중하자!' 메모가 되어 있다.  

미류 중학교 친구 엄마가 오랜만에 전화가 왔다. 그 친구도 자퇴를 준비하는데... 미류 자퇴 후 다니면 좋은 센터 등을 소개해 주었다. 1회 상담에 5천원 하는 곳부터 다양하단다. 급식꾸러미도 지원하고... 그리고 언니가 한 부동산과 약속을 했다는데 매매를 전체 일임하고 수고비를 주기로 했단다. 내가 올린 매물로 계약을 했는데, 언니는 소개해 준 사장님 얼굴을 생각해서 소개비를 주었단다. 난감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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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9월 30일(목): 외출날 또 일도 많다

외출날인데 일지에 6:30분 사이클 운동하다가 또 싸웠다고 기록되어 있다. 운동중독 친구와 싸운 모양이다. 자리 맡아 놓지 말라고 했는데 또 자리를 맡아 놓았다. 열을 받아 바로 스테이션으로 갔는데 자기에게 말하지 그랬냐고 그 친구 핑계를 댄다. 계속 죽어라고 운동하던 그 친구 어느 날 보니 운동도 안하고 퇴원한 것 같았다. 나 뿐이 아니라 온 병동에 스트레스를 주는 온상이었다. 

9시에 외출해서 전철타고 마을버스 타고 트렁크에 잔뜩 짐 싣고, 11시 집에 도착 후 물건들을 정리했다. 아뿔싸! 차로 움직여야 하는데 앞 타이어 하나가 내려앉았다. 학교에서 상담샘과 담임샘과 상담이 있는데... 그 전에 차 살살 끌고 학교 앞 쉬보레 A/S센터를 찾아서 고쳐달라고 부탁하고, 미류 학교 WeClass 상담샘과 상담 후에 담임샘을 만났다. 이날 자퇴서류 사인할 지는 몰랐는데 이미 결정된 것 자퇴 서류에 싸인을 하고, 미류를 학교로 오라고 불렀다. A/S센터에서 타이어 샵 소개를 받고 타이어 2개 교체하고 오후 4시 집에 도착했는데... 아뿔싸! 이번에는 우리집 화장실에서 아래층으로 누수가 된단다. 아파트 아래층으로 가서 의논하니 보름 공사를 해야 하는데 집이 비어야 한단다. 이사를 가야 하나 생각하며 우리집 냉장고 썩어나가는 음식들 청소하고, 정신을 못 차리고 병원으로 출발했다. 달리기를 하면서 병원에 도착해도 또 혼나고 늦게 샤워를 하고, 샐러드로 저녁을 대신하고 소등하고 잠을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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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월 1일(금): 미류 자퇴 후 첫 날

날씨는 흐림 후 맑음. 저녁에는 비와 바람. 이날 날씨가 그 당시의 나의 생활을 닮을 것 같다. 새벽 2:30분 깨고 또 빵 먹고 6시 기상하니 전날 외출로 엄청 피곤하다.

미후 자퇴 후 첫날이 밝았다. 심란하기도 하고 시원섭섭하기도 하고... 엄마로서 모든 것을 다 내려놓았다. 7시 산책하고, 아침먹고, 수업 참여하고, 11시에 러닌머신 운동을 했다. 저녁 후 사이클 1.5시간 타고 남는 시간은 페인팅에 몰두했다. 소화가 잘 안되서 대량 요거트를 주문했는데 보름 먹으니 효과가 있었다. 저녁에 날씨가 굳어서 산책을 안한 모양.

다행이 양평부동산에서 전화가 와서 10월 6일 계약을 하기로 약속하고, 같은 날 우리가 이사갈 빌라도 보기로 했다. 이사가야 하는 것이 필수가 되었기 때문이다. 주인에게 계약금 등 받을 생각으로 마음이 복잡하다. 주인은 이사를 가란 소리인지 가지 말란 소리인지 생각을 알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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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월 2일(토): 가을에 편지쓰기 심리극

날씨는 흐리고 약한 비. 밤에 간식 먹고 11시 취침해서 6시 기상했는데 피곤하다. 

6-7시 사이클 타고, 산책하고 아침을 먹었는데 사이클 타면서 피곤해서 졸았다. 오전 심리극 시간에는 '가을에 편지쓰기'를 했는데 미류에게 편지를 썼다. 그 편지 가지고 있는데 내일 아이에게 보여주어야... 남는 시간 <7송이 해바라기>를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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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송이 해바라기> 그릴 때 고생을 많이 했는데, 작업 중 있었던 일을 정리하니 정말로 일도 사건도 많았습니다. 자퇴하고, 싸우고, 부동산과 씨름하고... 이제 남은 일는 잔금받고, 이사하고... 아직 끝이 나지 않았습니다. 정신 없이 꼬여 피어있는 <7송이 해바라기>처럼 당시의 일도 꼬이고, 풀리고 그러면서 해결되고 그랬습니다. 입원 후반기로 가면서 점점 더 복잡해 지네요. 어떻게 병원에서 그렇게 많은 일들이 있었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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