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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쓰는일기

병원일지13: DIY페인팅 <생선가게 할아버지> (2021.09.23-09.26)

by 미류맘 2021. 1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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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 번째 이야기입니다. 보석십자수는 우선 끝나고, 이번에는 두 번째로 하는 페인팅 작업입니다. <과일가게 할머니>와 세트의 분위기인 <생선가게 할아버지> DIY페인팅인데 제 눈에는 두 페인팅이 너무 사랑스럽습니다. 할머니 페인팅은 초록색 옷 시원하게 좍좍! 페인팅하는데 '와 쉽다!' 했는데 배경 디테일이 시작되면서 작업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할아버지 페인팅은 옷 페인팅도 쉽지 않았고, 뒤 배경의 생선박스와 생선을 칠하는 것이 노가다 했던 기억입니다. 그래도 최선을 다해 3일만에 완성했네요. 

DIY 페인팅 '생선가게 할아버지' 40x50cm 개인작업

2021년 9월 23일(목): 혼잣말로 중얼거리는 새 환자

날씨와 기상시간 기록은 없음. 할머니와 할아버지 페인팅 작업에 몰두해서 기록이 없는 모양. 그래도 운동은 오전 사이클, 오후 러닝머신을 빠지지 않고 했다. 저녁운동을 조금 빨리 하고, 샤워를 저녁 투약 전에 하니 시간절약이 된다. 두루마리로 온 비즈 액자 30x40cm 2개 구입하고, 담당과장님 출근해서 회진 도는 날이라, 이 날도 '비상등 달아달라!' 투정을 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전날 중1꼬마가 안정실에서 자더니 오늘 방을 옮겼다. 내가 장래 문제로 계속 잔소리를 해서 그런가? 그래도 불편했던 꼬마가 옆에 없으니 섭섭하기도 했지만 신경을 쓰지 않아 편하다. 새로온 젊은 친구가 있는데 아빠하고 살고 결혼을 안했다. 입원한 후 계속 혼잣말로 중얼거린다. 왜 그럴까? 전날 안정실에서 잤는지 방만 옮기고 밖에서 잤는데... 그 친구 나 퇴원하기 전 며칠 전에 퇴원했다. 나중에 많이 좋아졌는데 첫 날 기록을 보니 이해가 안 된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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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9월 24일(금): 다음 주 외출 계획잡기

날씨는 맑음. 새벽 2:20분 깨서 또 빵 많이 먹고 5:30 기상. 사이클 운동 시간을 오전 6시로 변경했다. 아마 환우들도 많고 자리도 없었던 모양. '먼저 하고 먼저 씻자!' 생각한 모양. 러닝머신도 오전에 끝냈다. 수업도 빠지지 않았고. 미류 담임과 상담샘과 상담을 못한 것이 걸려서 다음 주에 다시 두 번째 외출을 가기로 했다. 이번 외출은 상담이 주요 이유가 될 것. 

일지의 기록이다. "미류 자퇴를 9월 말일까지 결정해야 하고, 학교를 계속 다닐 경우 10월 1일 중간고사가 시작되고 10월 13일에는 학교를 등교해야 한다. 다음 주 월-수 상담샘과 상담이 가능하고, 담임과는 목요일 상담이 가능하고, 6시 정신과 상담도 있다. 그것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코로나 정부보조금도 사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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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9월 25일(토): 오전에 스케줄 몰아서 하기

날씨는 흐림. 푹 자고 5:40 기상. 새로 온 환자 비명소리에 깼다고 기록됨. 사이클을 점등 이후 바로 시작해서 그런지 사이클 타는 중 피곤함. 산책, 아침먹고, 투약하고, 수업 들어가고... 바로 오전에 러닝머신 운동하고 점심 후 샤워하고 투약하니 오전에 다 끝나서 오후에 페인팅 작업에 집중할 수 있어 좋았다. 

혼자 중얼거리면서 돌아다니는 새로운 환자가 비명지르고 계속 중얼거린다. 우리 방에 있다가 자꾸 환자들이 바뀌어서 정신없다고 다른 방으로 간 친구가, 새로 옮긴 방에서 싸우고 다른 방으로 또 옮겼다. 방을 바꿔도 그 방이 그 방인데(또 환자 나가고 들어오고), 왜 계속 바꿀까? 그 방에 하루종일 운동하는 친구(운동중독)가 있는데 그 친구와 싸운 모양이다. 우리 방에는 어리고 착한 친구가 내 옆으로 왔는데 재입원이라 한다. 이번에는 길게 잡고 왔단다. 

페인팅에 바뻐서 그랬는지 저녁 산책을 빠졌다. 그리고 미류가 자퇴를 결정한 듯하다. '갑을' 계약서를 만들었는데 자기가 '갑'이고 엄마가 '을'이란다. 그 내역 아직 보지 않았는데 어떤 내용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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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9월 26일(일): 이런 환자, 저런 환자

새벽에 새로온 혼잣말하는 친구와 젊은 친구가 다른 증상으로 새벽에 돌아다닌다. 젊은 친구는 안정제 주사 맞고 자는데, 새벽에 홋잣말하는 친구가 젊은 친구 이불을 덮어주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무의식 중에 자신이 해야 할 일이 생각난 모양이다. 이날은 오전 6시에 사이클 타고, 산책, 아침 먹고, 오후 3시에 러닝머신을 하고 샤워하고 페인팅에 집중했다. 아무래도 간식이 있어야 해서 쿠팡으로 옥수수 과자를 구입했다. 새로 조절한 취침약이 많이 강한 모양이다. 먹고 30분 있으면 휘청거린다. 운동중독 친구(병원 단골)가 있는 옆 방에 고등학교에서 사회 가르치는 선생님이 입원했는데 그 방에서 얼마나 갈 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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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 내역을 정리하다 보니 하나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할아버지 작업을 하다가 청소하는 아줌마가 병실로 들어옵니다. '아줌마가 무엇이라도 대답할까?' 궁금해서 물었습니다.

(나의 질문) '이거 무슨 그림 같으세요?'
(아줌마 왈) '세종대왕이네...'
(나의 대답) '맞다. 세종대왕이 꽁치 팔아요... ㅎㅎ'

기록한 방 이야기를 읽으니 어떤 정신으로 할아버지 페인팅을 끝냈는지 모르겠네요. 입원한 이유도 가지가지, 사연도 다양, 증세도 다릅니다. 그래도 속을 알고 보면 나쁜 사람은 없습니다. 말 못할 이유로 입원을 했지만 근본적으로 사람은 착하지 싶네요. 일지를 보니 입원 중에 많은 일도 있었고, 사건도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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