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엄마가쓰는일기

병원일지16: DIY페인팅 <수영하는 남자> (2021.10.03-10.06)

by 미류맘 2021. 11. 23.
728x90

열여섯 번째 이야기입니다. 이번에는 <수영하는 남자>라는 제목의 DIY페인팅입니다. 이 재료를 살까 말까 망설였는데 물을 헤치고 나가는 모습이 힘차 보여서 작업을 결정했습니다. 작업 시간은 사흘 걸렸습니다.

DIY페인팅 '수영하는 남자', 40x50cm 개인작업

2021년 10월 3일(일): 거리두기와 나에게 집중

날씨는 맑음. 11시 취침 후 푹 자고 5시 기상했는데 오랜만에 개운한 느낌이었다.

오전 6-7시 사이클 타고, 오전 산책 후 아침을 먹었다. 오전에 요거트를 먹기 시작했다. 운동은 러닝머신을 저녁 식사 전과 후에 두 번 했고, 저녁 산책 후에 남은 시간은 페인팅에 집중함. 

운동 죽어라 하는 친구하고 우리 방에 있다가 다른 방으로 수차례 방을 옮긴 친구하고 싸움이 났고, 간호사가 운동기구 사용을 공지하고, 공지사항을 우리 방에 있던 친구가 붙였다. 거리두기와 나에게 집중하기를 중요한 과제로 생각함. 쇼핑은 페인팅 코팅제가 부족해서 큰 것으로 하나, 그리고 여기저기 싸움과 소음으로 시끄러워서 집중하기 위해 귀마개도 한 세트 담음. 

----------------

2021년 10월 4일(월): 대체적으로 조용한 하루

날씨는 흐리고 약한 비. 전날이 공휴일인데 주말이라 대체휴일이다.  새벽 1:30분에 깨서 요거트와 과자를 먹고 5시에 기상. 6-7시 사이클 타고. 산책은 오전과 저녁에 두 차례. 저녁 먹고 러닝머신 운동함. 나머지 시간은 페인팅에 주력했다. 

이어폰이 고장나서(지난번 싸울 때 흥분해서 바닥에 떨어뜨림) 페어링 해 보려고 노력하는데 잘 되지 않았다. A/S 보내야 하나? 병원 밥이 맛이 좋았다가고 형편없곤 하는데 마무래도 국 조리법이 이해가 안된다. 이 날 국이 또 그렇게 나와서 일지에 적어놓았음. 미역국인데, 들어간 재료가 미역, 버섯, 두부를 섞어서 푹 고아 끓인다. 나가사끼 짬뽕은 배추, 조개, 새우, 오징어, 홍합을 넣어서 끓였다. 짬뽕으로 국을 만드니 깔끔한 맛이 없는데... 할 수 없지 싶었다.

운동실에서 나하고 대판 싸운 병원에서 에어로빅 옷 입고(위에는 스포츠브라만) 운동하는 친구가 수요일 퇴원한다는 좋은 소식이 있다. 얼마 있다가 다시 재입원했지만... 교회 권사님이 미류 집에서 만서서 케이크를 사 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화드렸다. 언니네 아줌마에게는 가져다 놓은 예수님과 마리아 십자수 가져가시기로 하고, 아들이 이사간다고 복 들어오는 해바라기 십자수 부탁하신다.  

----------------

2021년 10월 5일(화): 외출 전날 일정 확인

새벽 1:20분, 3시에 깨고 다시 자고 6시 기상. 중간에 깨서 빵과 요거트 먹음. 

6-7시 사이클 타고 오전 산책함. 교육 참가했고 저녁 식사 후 러닝머신 운동. 다음날이 양평 계약날이고, 서울 이사갈 집도 보아야 한다. 다음날이 외출이라 양평과 서울 부동산에 약속 확인을 했다. 

----------------

2021년 10월 6일(수): 외출하다 - 양평과 서울 부동산 약속

새벽에 깨지 않고 6시 기상. 중요한 약속이 있는 외출날이다. 아침 산책은 못했고 서둘러서 외출한다. 8:30분 출발해서 11시 경 집에 도착했다. 언니에게 맡긴 인감도장 부탁해서 가지고 왔다. 중요한 날이고 바람도 쏘일 겸 방순이 미류하고 같이 출발한다. 12시 양평으로 출발해서 1시가 넘어 약속 장소인 부동산에 도착해서 계약서를 작성한다.

중간에 시간을 보니 미류 3시 병원예약 시간을 못 맞추겠다. 길도 막히고 병원에 전화해서 못 간다고 하고 3:40분에 집으로 도착. 중국집 음식을 배달해서 먹고 4:40 근처 부동산에서 이사갈 빌라를 보았다. 아파트 주인집에서 계약금 준다는 확약이 없었는데 마음에 드는 집이 나갈 수 있어 두 달 기한을 두고 우리 돈으로라도 우선 잡기로 결정했다. 바쁜 일정을 마치고 6:30분 병원으로 출발해서 8:30 도착했는데 또 늦어서 혼나면서 겨우 샤워하고 취침했다.

그리고 언니집 도우미 아줌마가 비즈 <해바라기>를 부탁했는데 '앞은 크고 뒤는 작은 해바라기들이 많은 것'으로 해 달라고 하신다. 아들 이사갈 집에 줄 선물인데, 소위 '돈 들어오는 해바라기'를 요구하신다. 내가 좋아하는 해바라기는 돈 안들어오는 고흐 해바라기 풍인데... 하나 골라서 해 드려야지. 사람들이 돈 들어오는 해바라기, 사과, 부엉이, 잉어, 논나무, 사슴, 황금말 등등을 선호한다. 병원에서도 그런 것들을 재료로 선택해서 작업하는 것을 보았다. 개인적으로 이해가 안 되지만... 

이날 어디에서 보았는지 들었는지 탈무드에 대한 멘트가 일지에 적혀있다. 

세상에서 가장 현명한 사람은 '항상 배우는 사람'이요
세상에서 가장 강한 사람은 '자기를 이기는 사람'이요
세상에서 행복한 사람은 '모든 일에 감사하는 사람'이라

- 탈무드 中 -

"'헬퍼스 하이'는 정신적 포만감인데 감사할 때 그 수치가 올라간다"라고 일지에에 적혀 있습니다.. 자료를 찾아보니 우측에 도움이 되는 글이 있네요.  https://blog.naver.com/yes323a/220976808106

위의 글을 보니 '생각하다의 Think'와 '감사하다의 Thank'는 어원이 같고 감사하는 마음은 그것을 깨닫는 생각에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메모를 보고 어디서 들었나 생각하니 수업 시간이 아니었나 합니다. 

----------------

<수영하는 남자> 페인팅 하는 중에 양평집 매매 계약서 작성하고 이사갈 서울집을 둘러보는 중요한 일이 있었습니다. 그 중요한 일들 뛰어다니면서 정리하고 어떻게 이 작업을 마쳤는지 신기하네요. 무엇이든 하나 정리하면 바로 페인팅에 집중했던 기억입니다. 종일 운동만 죽어라 하는 친구가 지내는 방에 또 다른 미국에서 왔다는 젊은 친구가 입원했는데, 그 친구는 운동실에서 권투동작을 하면서 운동을 합니다. 외모는 초원을 말 타고 달리는 몽고리언의 모습입니다. 두 친구가 운동실을 장악하니 병원 분위기가 살벌했습니다. 

그래서 이 페인팅은 4일 정도 소요되었습니다. 작업 하면서 많이 힘들었던 기억입니다. 하루 뛰어다니면서 계약하고 병원에 들어와서 여기저기 전화하면서 정리할 일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일지 정리를 하고 그림을 보니 마치 페인팅의 <수영하는 남자>처럼 물살을 가르며 달리면서 생활한 모습이 보입니다. 12월 초에 다 정리될 일들을 기다리며 위에 적은대로 '생각하고(Think)' '감사하는(Thank)' 마음을 잊지 말아야 하겠네요.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