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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쓰는일기

병원일지18: DIY페인팅 <장미> (2021.10.09-10.11)

by 미류맘 2021. 1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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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여덟 번째 이야기입니다. 이번에는 <장미>라는 제목의 DIY페인팅입니다. 검색해도 작품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제목도 없어서 그냥 '장미'라고 이름지었습니다. two-tone 배경에 화사한 장미 그림이 좋아서 선택했습니다. 아래는 작업 중에 적은 병원일지로 정리한 내용입니다.

DIY페인팅 '장미', 40x50cm 개인작업

2021년 10월 9일(토): 내 생일날이자 휴일

10월 9일 한글날은 제 생일입니다. 또 한 살을 그것도 병원에서 지내는 것이 스스로 받아들이기가 싫어서 생일임을 전혀 내색하지 않았습니다. 나이도 많은 미련한 엄마가 우울증으로 병원에서 생일을 맞는 것이 달갑지만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아래 그날 적은 일지입니다.

평일과 마찬가지로 7시 기상해서 사이클을 1시간 타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오늘 서울집 이사갈 날짜를 정해야 한다. 아래집 누수 때문에 보일러 가동이 가능한지도 확인해야 하고, 이사날이 아직 결정이 안 되었는지 12월 10일 또는 15일로 일지에 기록됨. 그리고 양평 세입자 이사갈 계약금 10%를 계약서 상의 사람에게 송금했다.

그리고 화상입고 크게 넘어져서 우리방에 있던 친구가 이전에 머리 부상으로 인근 큰 병원으로 입원했는데 그 친구가 돌아와서 재입원했다. 오랜만에 보니 반갑다. 그리고 건강하니 고맙고. 빈 자리가 없어 우리 방으로 다시 올 수는 없었고, 다행히 좋은 친구가 있는 방으로 배정됨. 이렇게 아무 날도 아닌 것처럼 생일이 지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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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월 10일(일): 장미 페인팅에 주력함

날씨는 비옴. 기상 후 산책은 오전 7시만 일 회 했고, 운동은 2시에 사이클, 5시에 러닝머신 1시간씩 함. 그리고 택배로 도착한 코팅제 뚜껑이 열리지 않아서 맞교환을 부탁했었는데 병원 남자 직원이 뚜껑을 열었단다. 그런데 교환할 물건이 또 도착해서, 한참 후에 다시 반송함. 작은 코팅제는 재료와 함께 반입이 되는데, 큰 통은 안된다고 한다. 할 수없이 작은 통에 덜어서 방으로 옮겨서 방 친구들과 같이 사용했다. 이 날는 마음 바우고(매일 그렇지만?) 페인팅에 전념한 모양이다. 다른 내용은 일지에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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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월 11일(월): 어두운 방에서 일지 적기

새벽에 깨서 또 간식으로 빵 먹고 5:40분 기상했는데 푹 잠. 오늘 수업 중 '일주일 할 일 목표와 결과'를 새벽에 정리하면서 숙제를 했다. 가을이 되면서 어두워져서 점등 이전에 글 쓰기가 어려워진다. 다른 방식구들이 자는 어두운 방에서 글을 많이 적었는데 눈이 심하게 나뻐지지 않은 것이 다행이다.

산책은 계속 오전 한 번만 하기 시작하고, 운동은 오전에 사이클 오후에는 러닝머신 1시간 씩 했다. 저녁 먹기 전에 운동을 마치고 샤워를 하니 바글거리는 샤워실에서 샤워를 하지 않으니 편했다. 

조카와 언니 문제로 의논하려고 통화를 했다. 아기가 벌써 11개월인데 나와 언니와의 문제로 상담할 유일한 사람이 조카였다. 나와 미류와의 관계도 예민하다. 미류가 카톡 이미지로 자신과 엄마의 그림을 토끼 모양으로 그렸는데 제법이다. 10월 9일 공휴일이 주말이라 이 날은 대체휴일이었다. 수업도 없으니 페인팅에 주력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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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 페인팅이 쉬울 것 같은데 은근히 배경색칠이 어려웠습니다. 작업 기간 중 제 생일이 있었는데 그냥 모른 척하며 지났습니다. 생일을 시치미 뚝 떼고 지나는 것이 몇 년인지 모르겠네요. 생각하니 미류가 카톡 이미지 만들었는데 엄마 생일선물이 아니었는가 싶습니다. 이 작업은 이틀 걸렸는데 이 화사한 장미처럼 화사한 미래가 이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과연 '장미빛 같은 인생'이 있을까요? 

제가 퇴원 후 심각한 가족회의가 있었고 제제가 들어오기 시작하는데 우리 미류가 힘들어서 어제 종일 울었습니다. 엄마로서 도와줄 것이 마땅치 않고 '그냥 참고 기다리자' 말할 수 밖에 없는 무력한 엄마가 미안했습니다. 야전침대 들고 들어가서 누워있다가 '혼자 있고 싶다!' 합니다. 그냥 두고 제 방에서 잤는데 지금도 뭐 하는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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