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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쓰는일기

병원일지20: DIY페인팅 <한송이 해바라기> (2021.10.15-10.17)

by 미류맘 2021. 1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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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무 번째 이야기입니다. 이번에는 <한송이 해바라기>라는 제목의 DIY페인팅입니다. 작품은 아닌 것 같고, 시원하고 밝은 해바라기 그림이 마음에 들어 선택했는데 병동에서 인기가 꽤 많았습니다, 작업은 삼일 소요됬습니다. 아래는 작업 중에 적은 병원일지로 정리한 내용입니다.

DIY페인팅 '한송이 해바라기' 40x50cm, 개인작업

2021년 10월 15일(금): 아이는 기분 좋고, 이모는 기분 매우 않좋고...

날씨는 또 맑음. 또 새벽에 간식으로 빵 먹고 6시 기상. 기상 후 사이클 1시간 타고 옥상에서 7시 산책. 수업은 없었고, <해바라기> 페인팅만 죽어라고 종일 했다. 옆에 있던 젊고 성격 쿨한 친구가 '친구 따라 강남간다'고 친한 강원도 언니 따라 다른방으로 이동함. 그리고 내가 피노키오라고 별명 준 엄청 마른 친구가 퇴원했다. 지금 일지를 보니 그 조용한 친구 기억난다. 그 가엽은 젊은 친구 운동 죽어라 하는 키 큰 친구 방에서 구박받다가 우리 방으로 이동함.

그리고 일지에 적혀있다: "미류는 알바도 하고 공부도 하고 밥도 스스로 챙겨먹고, 언니는 기분이 매우 안 좋음". 지금 보면 웃긴데 당시 심각했을 것. 아이는 이모를 집으로 못 오게 거부하고, 그것으로 이모는 속이 타들어가고 원망스럽고, 반면 혼자 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얻은 미류는 기분이 (상당히)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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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월 16일(토): 추워진 날씨, 해산물 파티 열리다!

날씨는 맑음. 날씨가 많이 추워졌다. 철 지난 장마가 끝나서 그런지 날씨가 계속 청명했다. 6시에 기상. 병실 입구에서 지내는 왔다갔다 하면서 혼잣말 하는 친구(이 때는 많이 호전됨~)가 밤에 코고는 소리로 혼났다고. 이 친구는 문을 닫으면 잠을 못 자는데, 아마도 잠 안오는 새벽에 복도를 돌아다녀야 해서 그런 것 같다.

전날인가 새로 온 키 큰 친구가 약 없이는 밤에 잠을 못 자는데, 약을 세게 먹으면서 초저녁부터 코를 골고 자는 것을 들었다. 이 착하고 키 큰 친구는 당뇨에 다리까지 부러져서 입원했는데, 옥상으로 담배피러 가다가 계단턱에 턱(?)을 부딛히면서 또 부상했다. 앞 턱과 뒤의 턱을 다른데... 왜 그 계단턱에 왜 얼굴에 있는 턱을 부딛혔는가? 물으니 그 친구 웃는다... 그런데 밤에 나도 살짝 코를 곤 모양.

러닝머신과 사이클은 중간중간 2시간 넘게 했다. 어제와는 달리 또 미류의 기분이 다운됨. 왜 왔다갔다 하는지 걱정이다. 다음주 외출 이전에 수요일 담당과장님과 상담이 잡혀있다.

밤에 다른 방에서 해산물 파티가 열렸다. 내가 고추장 초장 준 덕으로 몰래 초대되서 맛난 소라, 홍합 등 해산물을 잔뜩 먹고 이빨에 잔뜩 껴서 방에 와서 자기 전에 다른 식구들 몰래 이빨 청소함.  이 날 일지에 불평이 많다. "페인팅도 피곤하고, 죽어라고 러닝머신에서 뛰는 친구 뛰는 것 보아도 피곤하고, 소화도 안 되고 더부룩하다." 몰래 다른 방에서 해산물 먹고 소화가 안되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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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월 17일(일): 청명한 가을 날씨

가을 날씨가 맑고 쌀쌀하다. 새벽에 또 빵 먹고 추워서 덜덜 떨다가 움추리고 6:30 기상. 여름이불 딸랑 하나로 추운 밤을 지샜는데, 간호실에 가서 불평하니 담요를 2개 준다. 이불 2-3개씩 가져가서 바닥에 깔고 하나 덮는 친구들이 이불을 내놓지 않는단다. 그래서 두꺼운 이불은 없단다. 퇴원할 때까지 얇은 이불에 담요 한겹 싸서 두 겹으로 지냄. 덜덜 떨다가 추워서 7시 산책은 못 가고 8:45분에 산책함. 점심 이후 러닝머신하고, 달리기 죽어라고 하는 키 크고 마른 병원 단골 친구가 스테이션에서 '뛰지 말라!' 경고를 들었다. 내가 고자질했는지? 꼬솝다! 옆 방에서 울린단다.

종일 해바라기 페인팅 하고 저녁 식사 전에 러닝머신 운동하고 남는 시간은 종일 해바라기 페인팅에 집중함. 저녁 9시 투약 후 인기 좋은 미류맘표 식빵을 돌렸다. 미류 컨디션을 좋은 편이다. 매일 좋았다 나빳다를 반복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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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 한송이>는 전에 한 <바글바글 해바라기>에 비해 빨리 끝날 것 같은데, 페인팅 사이즈도 40x50cm이라 그런지 꼬박 삼일 걸렸습니다. 시원한 해바라기를 그릴 때 밖은 청명한 가을이 시작되고 있었네요. 계절은 세월에 장사가 없으니 한 여름에 입원했는데 완연한 가을이 되었습니다. 해바라기를 다 끝내니 크기도 크고 시원하니 보기가 좋았는데, 이 친구 팔자도 지금 냉장고 위에서 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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