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일지8: 비즈 <마리아의 기도> (2021.09.09-09.12)

여덟번 째 이야기입니다. 보석십자수는 <마리아의 기도>인데 예수님 재료와 함께 구입했습니다. 작품은 아닌 것 같고요. 40x50cm 크기라 조금 커서 작업시간은 4일 소요되었습니다. 작업을 해 보니 비즈는 사이즈가 40x50cm가 적당한 것 같습니다.

비즈 &amp;lt;마리아의 기도&amp;gt; 40x50cm

2021년 9월 9일(목): 수업진도 3단계로 이동

날씨는 흐림. 새벽 2:20분에 깨고 5시 기상. 이 날은 입원 한 달 되는 날로 피검사와 소변검사가 있습니다. 병원에서 한 달마다 한번씩 정기적으로 합니다. 

일지에 적은 오늘의 할 일:
1. 러닝머신 오전/오후 1시간씩 → 잘함
2. 간식 안 먹기 → 못함
3. 십자수 <마리아의 기도> 최대한 많이 하기 → 잘함

하루 스케줄은 또 붕어빵인데 특이한 것은 수업 중 3단계 과정으로 올라가는 준비단계에 제가 들어갔습니다. 수업에 참석을 열심히 해서 올라간 모양인데, 맛난 빵도 받고... 그리고 수업 중 당근마켓이라는 수업이 있는데 수업 참여한 숫자로 계산해서 상도 주고 차, 간식 등도 받습니다. 그리고 미류가 스터디카페를 다녀서 도시락을 사 주었는데 이 날부터인지 가지 않았습니다. 또 새 환자 2명은 잘 적응하고 있는데 둘 다 처음에는 대화가 없었습니다. 일지를 읽으니 그들의 상황을 보고 저와 저의 아이의 상황에 감사를 느꼈던 기억입니다. 수업 때 받은 빵을 나누어 먹기도 그래서, 옥상으로 산책가면서 몰래 먹었다고 기록되어 있네요~ 병원에서 먹는 문제가 복잡한데, 사소한 문제로 갈등도 싸움도 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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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9월 10일(금): 달고 사는 달달한 찬 음료들

날씨는 흐림. 새벽 3시 깨서 다시 자고 5시 기상.

일지에 적은 오늘의 할 일:
1. 러닝머신 오전/오후 1시간씩 → 잘함
2. 십자수 <마리아> 최대한 많이 하기 → 잘함
3. 외출 건 허락받기, 비상등 요청하기

명상과 기도를 해야 하는데 우리방의 비상등이 없어서 회진 때 제가 투지를 가지고 계속 요청했는데, 결국은 우리방에 전선 라인이 없다고 해서 퇴원 때까지 설치를 못했습니다. 3단계로 올라간 후 수업은 빠지지 않고 들었습니다. 서울집에 있는 미류를 위한 음식과, 믹스커피를 끊으려고 원두커피도 주문했는데 믹스커피 끊기가 쉽지 않습니다. 포카리스웨트 파우더도 주문해서 늘 냉동고에는 믹스커피, 포카리스웨트, 원두커피 연한 것 3개가 늘 보관되어 있었네요. 퇴원하니 차거운 음료는 먹지 않는데 병원에서는 달달하고 얼린 음료수를 달고 살았습니다. 기록을 보니 이 날 아파트의 보일러가 터져서 난리를 쳤네요. 주인에게 상의없이 교체해서 겨우 비용을 나중에 받았습니다. 정부에서 코로나 재난지원금도 신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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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9월 11일(토): 옥상에서 담배사건으로 싸움

날씨는 맑음. 2:20분 깨서 자다 깨다 반복하다가 6시 기상. 

일지에 적은 오늘의 할 일:
1. 십자수 <마리아> 마감  → 잘함

이날 일지를 보니 오전 7시 산책을 올라갔는데 어린 친구(실은 아이 엄마?)들이 2-3명씩 모여서 의자를 가져가서 담배재를 바닥에 버리면서 담배를 피고 있었습니다. 간호사에 따라 어떤 간호사는 담배피는 구역을 정해서 그 곳을 이탈하지 못하게 하는데, 어떤 간호사는 그냥 방치하더군요. 나중에 병원 규칙을 물어서 알았는데 담배피는 산책시간은 흡연자를 존중하기 때문에 원하는 곳에서 필 수 있다고 합니다.

그 날 그 어린 친구들 중 하나에게 물었습니다. '누가 치우라고 담배재를 바닥에 버리냐?' 했더니 '너나 잘하라!' 식으로 대답을 합니다. 기가 막혀서 옥상에서 대판 싸우고 내려와서 아침을 거르고 빵으로 대신했습니다. 그 친구 퇴원하더니 다시 재입원해서 제가 퇴원할 때까지 입원 중이었는데... 제가 싸운 친구가 두 명인데 다 재입원하더군요. 

병원 입원하고 세끼 식사를 거른 일이 없는데 이 날 유일하게 화가 나서 씩씩거리며 아침을 안 먹었네요. 그래도 할 일은 다 했습니다. 운동, 수업, 십자수 작업 등... 일이 많았는데 집에서도 보일러 교체로 큰 돈이 들었는데 다행이 주인이 그 비용을 지불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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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9월 12일(일): 새벽에 빵 먹기 시작

날씨는 흐림. 이 날부터인지 새벽에 깨서, 마음이 불안한지 빵먹고(식빵에 버터, 치즈, 잼 발라서 - 칼로리 엄청 높을 듯) 잠 못자고 6시에 기상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일지에 적은 오늘의 할 일:
1. 십자수 <마리아> 마감  → 잘함
2. 러닝머신 오전/오후 1시간 씩 → 잘함

이 날 중1 철딱서니 친구에 대한 글이 있네요. "아침은 '원래 안 먹는다' 하고 바로 '배고프다'한다. 그리고 종일 누워서 '심심하다' 개념이 없는데... 점심은 맛있는지 먹고, 저녁은 또 '맛없다!' 하고 깔짝대고 안 먹는다. 종일 빈둥빈둥하면서 '심심하다' 한다. 중1이라도 너무하다. 병원은 어린 아이를 왜 여기에 입원시켰을까? 그리고 마음이 편한지 단념한 것인지, 코골며 잠을 잘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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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마리아의 기도> 작업 할 때, 일지를 정리하니 작업 시간이 사흘이 걸렸습니다. 여러 색이 많이 섞여 있어서 시간이 걸리기도 했는데... 실은 마음을 평화롭게 진정시키려고 선택한 재료인데, 일지를 보니 싸움도 하고 방 식구와 문제도 있고 평화롭지 않았습니다. 기독교라 '마리아 비즈를 하는 것이 맞나?' 생각하기도 했는데 십자가에 있는 예수님 상과 기도하는 마리아 상이 눈에 보이기 때문인지 마음에 위로가 되었던 기억입니다.